야구는 단순한 경기 규칙만 이해해서는 그 깊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실제로는 복잡한 기록 체계, 다양한 판정 규칙, 그리고 최근의 기술 혁신(ABS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까지 알아야 더욱 풍성하게 야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안타·에러·야수선택 판정의 실제, 기록원의 역할, 포일·폭투의 차이, 보크, 비디오 판정, 퇴장 규정, 그리고 KBO ABS 도입까지 한눈에 정리합니다.
야구의 기본 규칙과 용어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글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록원과 안타·에러·야수선택의 판정
야구를 보다보면, 가끔 타격 후 수비의 에러인지, 안타인지 궁금해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아주 가끔은 공식 기록 중 안타가 에러가 되거나 에러가 안타로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야구 경기 중 안타와 에러, 또는 야수선택 등을 누가 결정할까요?
야구장에는 공식기록원이 존재합니다. 공식기록원은 야구경기에서 플레이 결과(안타, 실책, 야수선택 등)의 최종 기록을 책임집니다. 그리고, 그 안타와 에러, 야수 선택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안타(Hit): 정상적인 수비로 아웃시키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타구에 대해 타자가 1루에 도달하면 기록.
- 에러(Error, 실책): 야수가 평범하게 처리 가능한 타구를 실수해 주자 또는 타자를 아웃시키지 못하면 기록됩니다.
- 야수선택(Fielder’s Choice, FC): 수비수의 선택에 따라 아웃이 되지 못하고 타자가 1루에 살아남는 경우를 가리키며, 안타나 실책과는 다르게 기록원이 플레이 전체 맥락을 파악해 판정합니다.
포일과 폭투의 차이
야구를 즐기면서 한경기에 몇 차례 발생하는 에러 중, 포수가 공을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계를 자세히 듣다보면, 어떤 경우는 포일, 어떤 경우는 폭투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아마, 일반적으로 폭투는 잘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포일은 무엇일가요?
공이 포수 뒤로 빠져 주자가 진루할 때,
- 폭투(Wild Pitch, WP): 투수가 제구한 공이 지나치게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나 포수의 정상적인 포구 범위 밖으로 가는 경우, 투수 실책으로 기록됩니다.
- 포일(Passed Ball, PB): 투수가 충분히 제구했지만 포수가 잡지 못해 주자가 진루한 경우, 포수의 실책으로 기록.
차이는 “폭투는 투수, 포일은 포수의 실수”에 초점을 맞춥니다.
마찬가지로, 땅볼 수비 중에 1루 송구 시 1루수가 공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 때에도 공을 던지는 수비수의 에러인지, 1루수의 에러인지는 공식기록원이 결정하게 되고, 에러의 큰 원인을 파악하여 담당 수비수에게 에러 기록을 주게 됩니다.
투수의 보크(Balk)
아마, 야구를 보시면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규칙이 투수의 보크(Balk) 일거라 생각합니다. 야구를 오랜 즐겨왔던 50대 월급쟁이도 정확히 판정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니까요. 그래도, 그 의미가 무엇인지 한번 알아 보겠습니다.
- 보크(Balk)는 투수가 주자가 있을 때 규정 위반 또는 속임수 동작을 했을 때 선언되는 반칙입니다.
- 예: 투구 동작 도중 멈춤, 주자가 없는 루로 견제, 잘못된 베이스 방향 견제 등이 있습니다.
- 보크가 선언되면 루상 모든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합니다.
비디오 판정과 퇴장 조건
경기의 판정 오류를 줄이기 위해 비디오 판독(리플레이)이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습니다.
- 감독은 심판 판정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고, 결과는 절대적입니다.
- 판독 결과에 대해 추가 항의 또는 불복을 할 경우, 즉시 퇴장이 명령됩니다.
- 불필요한 경기 지연, 반복된 항의, 심판에 대한 비신사적 조치도 퇴장 사유입니다.
KBO 리그의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 시스템(ABS)
2025년부터 KBO 리그는 모든 1군 경기에서 ABS(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 여러 대의 고성능 카메라와 컴퓨터 비전이 투구의 궤적을 추적, 스트라이크존(타자 신장별 맞춤)과 일치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정합니다.
- 결과는 홈 플레이트 뒷심판에게 전송되어, 심판이 팬들 앞에서 볼/스트라이크를 콜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 한국은 세계 최초로 전체 정규 시즌에 로봇 심판 시스템을 도입하며, 판정에 대한 신뢰도와 일관성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 ABS 스트라이크존은 기존보다 좌우로 2cm씩 더 넓어졌으며, 오심 논란과 항의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단, 기술적 오작동과 적응 문제가 남아 있지만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평을 받고 있습니다.
결론: 기술과 판정의 균형이 가져온 야구의 변화
- 기록원: 경기 플레이의 공정한 기록과 안타/에러/야수선택 구분의 책임자
- 포일/폭투, 보크: 규정에 근거한 세밀한 책임 분배
- 비디오 판정·ABS: 첨단 기술로 오심 논쟁 최소화, 팬과 선수 모두의 만족도 증가
- KBO 리그: 세계적으로 가장 선진적인 판정 시스템을 도입한 리그로, 야구가 정교한 스포츠임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록, 규칙, 기술이 어우러진 야구는 더 이상 “심판의 눈”만이 아니라 냉정한 기록과 정밀한 AI 판정까지 함께 작동하는 현대적 스포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